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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치의 세상 톺아보기

어느 날, 침착맨이 인방에서 무심하게 던진 말 한마디—“여기 맛있더라”라는 말에 이상하게 마음이 끌렸다.그 말만으로 믿고 지도에 오랫동안 저장해 뒀다가 드디어 찾아간 식당, 바로 ‘존앤맷’였다.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방문이었지만,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작은 기대감이 피어올랐다.오렌지빛 감성의 내부와 활기찬 음악, 메뉴판 위에 놓인 멕시코 국기의 색감들까지, 한 끼 식사 이상의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곳이었다. 우리는 커플 2인용 파히타 세트를 주문했다.철판 위에는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익은 새우, 치킨, 고기와 함께 볶음밥이 가득 담겨 있었고, 그 옆에는 길게 뻗은 감자튀김과 나초, 또 여러 가지 소스들이 한 줄로 정갈하게 나열돼 있어 마치 작은 축제처럼 느껴졌다. 이 한 상은 보기에도 화려..

일요일 오후, 따사로운 햇살을 따라 천천히 동네를 걷다 보니 주변에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유독 많이 눈에 들어왔다.한 블럭만 걸어도 분위기 좋은 공간들이 여럿 보여서 어디로 들어갈지 한참을 망설였던 것 같다.그 와중에 눈길을 끈 곳이 바로 ‘A!ttube’.붉은 체크무늬 타일이 유난히 따뜻하고 정겨워 보여서, 마치 오래 알고 지낸 동네빵집 같은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카페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 1층에 자리해 있었고, 유리문 너머로 비치는 실내의 은은한 조명과 초록 식물들이 마치 “여기서 잠깐 쉬었다 가요” 하고 말을 거는 것 같았다.주차 공간은 많지 않았지만, 가까이에 보행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서 유모차를 끌고도 무리 없이 이동할 수 있었다.가족 나들이 코스로 슬쩍 들르기 좋은 위치였다. 문을 열..

자주 걸어다니는 석촌호수 서호거리.두 달 전부터 인테리어 업자들이 들낙거리더니 금방 쌀국수집이 들어섰다.서울에 베트남 음식 전문점을 내거는 식당은 많지만, 실제로 맛은 비슷 비슷한 경우가 많았다.하지만 이 곳은 오픈 전에 인테리어로 찐 전문점 느낌을 많이 보여주려는 노력이 보였다. 2월부터 오픈한다고 플래카드를 크게 걸어놓은 걸 보고, '오픈하면 빨리 방문해야지'라는 생각을 했더랬다.하지만 계획과 달리 오픈 한 달여가 지나서야 와이프와 식당을 찾게됐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포근한 국물 냄새가 나를 반겼다.적당히 따뜻하고, 화이트 칼라 직장인들이 적당히 북적이는 분위기.혼자여도 좋고, 함께여도 부담 없는 공간이었다. 분짜와 새우볼을 고민하다가 결국 쌀국수 그리고 짜조를 시켰다.시그니처 메뉴가 없는 이상..

괜히 마음이 복잡한 그런, 이유 없는 멍함이 밀려오는 날이었다.도시의 소음이 괜히 크게 들리고,숨을 쉬는데도 가슴이 답답하게 느껴졌던 그런 오후.그래서 나는 지도에 아무렇게나 찍힌 곳 중에 ‘이대명과 하동점’이라는 이름이 눈에 들어와 그곳으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펼쳐진 풍경카페 입구에서부터 이곳이 도시와는 다른 리듬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나무 창틀 너머로 보이는 넓은 과수원과 정면으로 펼쳐진 산 능선.어쩐지, 그 풍경만으로도 마음이 조용해졌다.말없이 앉아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여기선 그게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안타까운 건 풍경과 음식을 음미하느라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는 점이다.딸기 우유와 라떼, 두 잔의 여유나는 핑크빛이 사랑스러운 딸기 우유,그리고 진한 아이스라떼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