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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길빵 – 무감각한 평범함이 만드는 악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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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길빵 – 무감각한 평범함이 만드는 악

치킨치 2025. 4. 1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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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는 범죄자라는 말이다.
거리의 느긋한 범죄자들

 
어느 봄날 아침, 출근길에 오른다. 코끝을 스치는 상쾌한 바람, 한껏 밝아진 햇살, 거리마다 피어나는 꽃들. 이 모든 것들을 짓밟는 냄새가 있다. 담배 냄새다. 신호등 앞, 지하철 입구, 버스 정류장. 대부분이 금연구역인데도, 사람들은 마치 당연하다는 듯 담배에 불을 붙인다. “내 인생도 힘들다”는 말을 변명 삼아. “나도 선량한 시민이다”라는 착각 속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대부분은 스스로를 ‘평범한 소시민’이라고 생각한다. 법을 어길 의도도 없고 사회에 위협을 주려는 마음도 없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 ‘평범함’ 속에 숨겨진 무감각이 문제다. ‘악의 평범성’이란 개념이 있다. 인간은 스스로 악하다고 느끼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무지와 무관심으로 충분히 타인에게 해를 끼친다. 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행동도 그러하다. 그들은 흡연이 타인에게 어떤 불쾌감과 건강상의 피해를 주는지, 그것이 왜 불법인지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거리의 금연 구역은 단순한 권고가 아니다. 그것은 타인의 건강을 보호하고, 쾌적한 공공 환경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다. 그러나 담배 피우는 사람들은 마치 그 약속이 자신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듯 행동한다. “잠깐인데 뭐 어때”, “다들 피우는 걸”이라는 무책임한 사고방식이 일상 속에 깊이 뿌리내려 있다. 그리고 그렇게 태연하게 법을 어기는 모습은, 언제든 사회적 혼란 속에서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보여준다.

가장 무서운 것은 이들이 스스로를 악하다고 여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담배를 피우며 사람들 사이를 걸어가는 그 모습은, 누군가에겐 단순한 풍경일지 모르나, 누군가에겐 고통이고, 공포이며, 경고다. “지금은 담배지만, 나중엔 무엇을 태워도 이상하지 않을 사람들”이라는 인식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담배 한 개비의 값을 다시 생각해보자


이맘때면 흔히 담배불로 인한 화재가 극성이다. 산불의 약 27.5%의 원인이라는 데이터로 밝혀졌다. 이들은 필곳과 안필곳을 구분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뼈아픈 사례이다.

공공의 질서를 지키는 것, 법을 지키는 것, 타인을 배려하는 것이 ‘시민의 기본’이라면, 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이들은 그 기준에서 벗어난 악인이다. 그리고 이들의 행동은 단지 불쾌함이 아니라 사회적 병리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그 ‘평범함’ 속의 위험을 인지하고, 단호히 대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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